학습 study

속독부터 배우면 안되는 이유

2017. 3. 22. 19:43

독서를 하면서 "오늘은 몇 권 읽었지?" 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싶어서,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 글자만 훑어 본 것도 포함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책을 깊이 읽었는지 보다는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에 관심이 쏠려있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학생들은 더 넓고 깊은 사고를 하기 어려워집니다.

속독보다는 정독이 중요합니다. 어릴 때부터 속독을 가르치려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속독부터 배우면 독서 습관 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습관에도 안 좋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속독부터 배우면 아래와 같은 3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속독



1) 속독은 상상력을 망가뜨립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읽기 쉬운 책을 먼저 고릅니다. 책을 반복해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의 단계가 올리기도 합니다. 하루, 일주일, 한 달의 목표치를 정해두고 무조건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이는 정독을 방해하는 습관입니다. 처음 책을 읽게 되면 복잡한 내용, 어려운 단어, 생소한 표현과 마주하곤 합니다. 이 때, 두뇌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이해하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필요합니다. 책을 무조건 많이 읽으려고 하거나 혹은 책을 빠른 속도로 읽기만 한다면 상상력을 빼앗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다양한 책을 많이 읽는 것도 바람직하며 중요합니다. 문제는 학생들이 많은 책들을 한 번에 소화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 권을 읽더라도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상상하여 인지할 수 있는 정독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독하는 습관이 한 번 제대로 길러지면 자연스럽게 내용에 대한 이해가 점점 빨라져 속독이 가능해지고 독서에 흥미를 느껴 많은 양의 책을 읽게 됩니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게 되면 이해력과 어휘력이 발달하게 되며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어 학업에도 도움을 줍니다.

정독



2) 자기주도적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책을 깊게 읽지 않는 것은 창의성이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에 부정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습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2, 4, 6학년 어린이 286명을 대상으로 '학년별 독서방식이 어린이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한 결과, 2학년은 통독으로 읽는 방식이, 4, 6학년은 정독이 자기주도 학습 능력에 가장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학년 어린이들은 아직 지식체계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3학년 이상의 고학년 어린이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지식을 책 내용과 연결시켜 정독하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중학생, 고등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독이 몸에 배면 자기주도적 능력이 배양되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생깁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다독과 발췌독은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즉, 책을 몇 권 읽었느냐 보다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고 흡수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책이 정 어렵다면 내용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알기 쉬운 말로 바꾸어보주거나,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 습관입니다.


속독



3) 이해력을 떨어뜨립니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속독은 글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쇼터 UC 샌디에이고 인지심리학자 교수는 속독법과 이해력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똑같은 내용을 일반인의 읽기속도 분당 200~400 단어로 읽은 사람과 속독법으로 분당 1000~2000 단어로 읽은 사람의 이해력은 같을 수 없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이해력과 읽는 속도는 완전히 반비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쇼터 교수는 글을 더 잘 인식하기 위해서는 묵독을 해보라고 강조했습니다. 글과 매칭되는 단어의 소리를 떠올리면 뇌가 글을 인지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눈의 순간적인 움직임, 앞 내용을 다시 읽는 행동 마찬가지로 글 전체의 맥락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올바른 독서 방법

매일 똑같은 식사를 하면 지겹듯, 한 가지 종류의 책만 읽으면 독서가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만약 책에 흥미가 떨어졌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해야 합니다. 재미있는 책이 집중도 잘 되기 때문입니다. 경제, 예술, 환경, 애완동물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접하면서 독서를 더욱 즐거워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올바른 독서습관은 억지로,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낄 때 생깁니다. 매일 규칙적으로 책을 읽되 억지로 다독, 속독하는 행동은 오히려 독서 습관을 망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정독만 해야 하는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 속독이 더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독서의 질보다 양을 쫓는 결과지향적 독서 만큼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 권을 읽더라도 마음에 오래 남는 건전한 시간을 보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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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카데미아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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